박우장 (충청대 교수)

 

1. 오픈하우징의 기원


   오픈하우징(Open Housing)이란 변화하는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에 적응하는 것을 목적으로 주거를 구성하는 요소들이 서로 호환성, 가변성, 정합성을 갖도록 이루어진 체계로 정의 내릴 수 있으며, 소위 Open Building, SI(Support/Infill)주택 등으로도 일컬어진다. 이러한 개념의 출발은 1965년 하브라켄의 주도 하에 추진된 네덜란드 SAR(Stichting Architecten Research)의 작업에서 출발하였다는 데는 학자들 간에 의견을 달리하지 않는다.


  오픈하우징이 본격적인 출발을 하게 된 배경은 근대건축이 태동된 18세기말 산업혁명으로 공업화 사회로의 구조변화와 함께 다양성과 인간성 추구를 기본으로 한 주거분야의 표준화, 조립화 기술에 대한 근대 건축가들의 꾸준한 노력(바이쎈호프 주거단지;1927 , 마르세이유 주거단지 등)에도 불구하고, 2차대전 이후 주택업자나 정부에 의해 주도된 대규모 주택건설과정에서 균일화, 획일화의 기술로 전락되어 점차 거주의 질적 하락에 대한 문제가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비롯된다.


  하브라켄은 네덜란드 도시(당시 도시화로 주택문제가 심각했음) 아인트호벤(Eindhoven)의 교외에 건립된 연립주택(32가구)을 조사 관찰한 결과 공간의 수, 위치, 크기의 변화를 밝혀내고, 이러한 변화는 단조롭고 획일적으로 대량 공급된 주거가 입주자의 다양한 기대와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에 근거한다고 인식하게 된다. 그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거건물의 대량공급과 동시에 거주자의 개성화, 개별화를 도모하기 위해 공공의 의사에 따라 주로 제어되는 범위인 고정요소(Support)와 개인 거주자에 의해 자유로이 선택 결정되는 이동 가능한 범위인 가변요소(Detachable 혹은 Infill)에 의한 설계기법을 제안하게 된다. 이 설계기법은 사용자, 건축가, 건설업체, 부품 및 자재생산자의 의사소통을 명확히 하고,생산성 향상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모듈정합(Modular Co-ordination)기법을 사용하게 된다. 즉 외벽 및 내장 재료의 위치 및 크기를 규정하는 모듈격자인 쌍줄격자(“Tartan Grid”라고 하는 10/20cm의 격자)를 바탕으로 설계하는 방식이며, 마침내 이러한 방식이 발전되어 주거가 구성재 생산, 설계, 시공, 사용, 폐기의 전 과정이 호환성, 가변성, 정합성 등을 갖추는 하나의 총체적 시스템으로 구성되는 의미인 오픈하우징의 개념으로 보편화되었다.


  이 개념으로 1970년대부터 세계 각처에서 다양한 방식과 용어로 수많은 프로젝트가 이루어지게 되며, 그 대표적인 사례로 네덜란드의 몰렌브리트(Molenvliet; Netherlands, 1977)프로젝트를 비롯하여 케넌버어그(Keyenburg; Netherlands, 1984)프로젝트, 영국의 아델라이드(Adelaide Road; England, 1979) 프로젝트, 일본의  넥스트21(NEXT21, 1993), 어반엑스 산조(Urbanex Sanjo, 2001),시노노메(Shinonome, 2003)프로젝트 등이 있다.



2. 오픈하우징의 현대적 의미


1) 개성화 및 다양성 추구로서의 오픈하우징


   초기 SAR의 개념은 1960년대의 대규모 주거건설(Mass Housing)에 대한 건축적 제안의 하나로서 기본적으로는 생산론에 기초한 방법론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주거건물이란 구매품처럼 디자인되거나 제조되는 산물이 아니라 사용자가 공동 시설물이나 서비스에 의해 부과된 한도 내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과정의 결과물임을 이론적으로 분명히 하였다.


  1980년대 들어서는 디자인 과정에 비전문가인 사용자를 참가시키는 것을 전제로 도시조직의 일부로서 주거를 생각하는 개념으로 더욱 발전되었다. 건조환경은 도시구조(Urban structure), 기간시설(Tissue), 건물(Building), 내장(Infill), 가구(Furniture)의 물리적 시스템으로 구성되는 체계를 근간으로 사용자의 참가와 전문가의 참가가 물리적 시스템의 어느 수준에서 어느 정도로 관여하는 지에 대한 일련의 개념모델을 제안하게 된다. 이 모델은 집합주거계획에 있어 거주자 개별에게는 획일화에서 개성화, 다양화 방식으로의 접근을, 커뮤니티 수준에서는 유대 강화를 유도하는 포괄적인 개념으로 특히 오픈시스템을 기반으로 할 때 효율적으로 구현된다. 결국 오픈시스템을 전제로 한 사용자 및 전문가의 참가는 사용자에게는 주거 및 커뮤니티에 대한 만족감, 책임감, 애착심, 유대감 등을 고취하는 의미로, 전문가에게는 기획, 생산, 운영, 관리에 대한 광범위한 기술과 거주자나 커뮤니티의 의견조정 역할등을 강조하고 있다. 



2) 자원절약 및 환경보호로서의 오픈하우징


  21세기에 들어서는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오픈하우징은 이러한 요구에 잘 부합하는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오픈하우징의 경우 구조체의 장수명화를 확보하기 위해 건물에 투입되는 자원의 생애(구성재나 부품의 내구연한)나 재활용 기술을 기본적으로 고려하게 된다. 이러한 방식은 종래의 주택설계가 시스템의 구성으로, 또한 시공이 부품의 제작이나 조립의 과정으로, 사용 및 폐기를 재활용이나 해체로의 의미전환을 의미하며, 자원 절약과 이로 인한 환경보호로서의 역할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3. 오픈하우징의 발전을 위한 제언


  최근까지 국내의 오픈하우징 관련 연구나 프로젝트의 대부분은 단위주호 차원에서 일어나 는 거주자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하는데 치중되어 왔다. 그러나 오픈시스템(Open System)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모든 유형의 건물에 걸친 오픈시스템화)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지역주민의 공동생활공간의 영역으로까지 확대되어 나타날 때 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한 실례로 지역주민이 참여한「검토회」라는 일련의 모임을 통해 공유된 가치로 기존 도심에 집합주거를 새롭게 건설한 일본의 어반엑스 산조(Urbanex Sanjo, Japan, 2001) 프로젝트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향후 이와 유사한 프로젝트를 위한 연구로는 공동주거 단지 내의 주민복지시설인 커뮤니티 센터, 노인 및 어린이 관련시설, 등 다양한 주민공동체의 요구나 가치를 반영하기 위한 프로그래밍, 사용자 참가 설계기법 및 도구(Design-Kits)개발, 이를 현실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재정적, 기술적 프로그램 연구 등이 수행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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