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지못미

from 어느 하루 2008.03.17 22:00 by 빨간퓨마
강남역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집을 나와 버스정류장으로 가던 중, 뒤를 돌아보니 '어라, 버스가 오네?'

그래서 뛰기 시작하였는데 무언가 내 신체에서 분리이탈되는 느낌을 가졌고,
 
0.1초 뒤에 어떤 물체와 아스팔트의 피할 수 없는 만남을 알려주는 듣기 싫은 소리를 듣고 말았다.


그것은 바로 구입한지 한달도 안된 나의 휴대폰!!!

[김밥 한줄짜리와 같은 경제적 가치를 가졌지만 그가 가진 능력은 위대하다.]

정신없이 주어들어 버스정류장을 향해 뛰었지만, 도도한 버스 기사분은 망설임없이 액셀레이터를 밟으셨다.


다음 버스를 기다리며 휴대폰의 상태를 확인하였을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슬픔이 찾아왔다.

하얀 조약돌같은 몸체가 아스팔트와 누가 더 쎈지 시합을 하다가 얻은 수많은 흉터들.

목적지로 향한 대중교통안에서 만감이 교차됬다.

[아, 드디어 올것이 왔구나. 윗옷 주머니에 넣을걸...]


친구들을 만나면 기쁜마음으로 새로 구입한 휴대폰을 자랑하고 싶었지만.

지울수 없는 휴대폰의 치부를 자랑하는 셈이 되었다.


2차 목적지로 향하기 위해 반드시 건너가야 할 횡단보도에서 지울수 없는 2차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녹색불의 칸수가 3-4개 남앗을까? 우리는 뛰었다.

중앙 버스정류장을 건너 반대편으로 뛰던 중. 다시 한번 듣고 말았다. 휴대폰이 아파하는 소리를...

한쪽만 체결한 윗옷주머니와 뛰어가는 반동.

이 둘이 시너지 효과를 이루어 다시한번 휴대폰은 아스팔트와 사랑을 나누게 된다.


멈취버린 횡단보도의 빨간 신호등, 지나가는 수많은 차량들. 나를 쳐다보는 강남역의 수많은 인파들.

그 숨막히는 시간 속에 친구에게 내 번호로 전화가 2번이나 왔다. 이게 뭥미?

그 이유인즉슨, 휴대폰이 슬라이드인데 펼쳐진 상태에서 떨어졌었다.

그 위로 차량이 휴대폰을 2번을 클릭하게 되는데 그 운동결과로 통화버튼이 눌러지게 된것이다.


신호가 바뀌고나서 미친듯이 달려가 휴대폰을 주어 확인했다.

뒷면은 타이어 자국이 판박이로 살짝 문신화되었고, 앞면은 거친 상처가 두어개 더 생겼다.

하지만 액정에는 기스가 없었다. 기능도 확인 결과 이상무.

모두들 역시, 애니콜을 외치며 삼성의 기술력에 대해 찬사를 보냈다.


친구들이 위로해주었지만, 슬픈마음은 이내 지울수 없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슬픈 하루였다.


사건발생 2-3일 정도 계속 짜증났었다.
 
몇일이 지난 지금은 뭐 무덤덤하게 잘쓰고 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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